2007년 08월 02일
화려한 휴가(김지훈감독, 안성기,김상경,이준기,이요원 주연)
1980년 5월 18일 광주민주화항쟁이 있던 해, 난 4살이었다. 내가 광주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접했던 건 고교1년 국어시간이었다. 당시 군인의 신분이었다는 국어선생님은 당시에는 군대에서 폭도인 광주시민들에게 공수부대원들이 당하는 뉴스의 장면을 보며 같은 군인으로서 시민들에게 분노했노라고 고백했다. 그리고 다시 대학에 돌아와 광주의 진실을 접했노라 말씀하셨다. 난 그렇구나 했었다.
그리고 95년 대학교 1학년 엉겁결에 따라 나간 거리시위의 구호는 5.18특별법 제정이었다. 1980년 5월은 나에게 그 정도의 의미였다. 얼마 전 대선출마를 접은 김근태의 팬커뮤니티인 <김근태친구들>에서 활동하면서 광주항쟁 때 시민군으로 전남도청에서 총을 들었던 분, 공수부대원들에게 잡혀 고문을 당해 아직도 정좌를 하지 못하는 분들을 만나며 그렇게 32살에 다시 광주를 접했다. 그리고 오늘, 영화 <화려한 휴가>의 티켓팅을 한건 단순한 재미 그 이상의 선택이었다.
택시운전을 하는 민우(김상경분)에게는 단 하나뿐이 피붙이, 고교를 다니는 동생 진우(이준기분), 그리고 호감을 가지고 있는 간호사 수애(이요원분)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. 민우는 시위현장에서 사랑하는 동생 진우가 총에 맞아 숨지자 시위를 하건 말건 목숨이나 부지하고 살자던 평범한 소시민에서 열성적인 시민군이 된다. 하지만 훈련된 군대를 상대로 한 시민들의 항쟁은 결국 종말을 맞게 된다.
전두환정권타도를 외치던 시민들의 시위현장에 공수부대를 투입한 건 분명 잘못이다. 그리고 사람들은 죽어간다. 외신에 보도가 되고 그 유명한 사진의 한 장면도 나온다. 죽은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한 꼬마의 눈물 글썽이는 사진.. 나도 약간의 분노의 감정을 느꼈다. 그 장소가 광주가 아니라 내가 사는 나의 고향이었을 수도 있고 또 다시 제2의 광주항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을 테니까..
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나 자신의 성향에 대해 생각해보았다. 나는 운동권을 분류하듯이 PD도 아니고 NL도 아니고 더더구나 주사도 아니다. 통일을 바라지만 친북 좌파도 아니고 나의 계층을 볼 때 우파도 아니다. 중도보수도 우파라고 본다면 난 중도보수도 아니다. 그럼 중도좌파인가? 그도 아니다.
아니 난 운동권이었나? 난 시위에 나가 본 경험도 거의 전무하다. 내 주변에 운동권들이 있었던 것뿐이다. 난 운동권문화를 동경하고 그들의 사상에 관심이 있었고 잠시 그들과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다. 그들만의 사회주의사상이 멋져보였던 건 사실이다. 사회주의에 대해 잘 모르지만 복지와 교육부분은 사회주의사상을 접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씩은 한다. 결국 난 아무것도 아니었다. 난 중도다. 난 아무것도 아니다. 이는 동격이다.
그렇다면 난 자본주의에 잘 적응하며 돈의 위력을 느끼고 있는가? 난 돈이 없지만 그렇게 불편하지 않다.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살 만하다고 생각한다. 그렇군.. 난 평범하군.. 내 안의 열등감 때문에 난 특별해지고 싶었는데.. 내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속에서 영화는 시간여행과 공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종합예술이다.
오늘은 1980년 5월 광주항쟁속을 여행했다. 그리고 생각했다. 이번 대선에서 어느 당, 어느 후보에게 나의 한 표를 행사할 것인가? 적어도 친일보수우파는 아니다. 역사를 거슬러 박정희의 이야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.
통일의 꽃이 될 수 있는 후보, 무능한 좌파가 아닌 후보, 재벌과 연계되어 있지 않은 후보, 친일파가 아닌 후보. 혼자 깨끗한 것이 아니라 주변도 깨끗한 후보. 비겁하지 않은 후보. 겁쟁이가 아닌 후보. 이런 것들이 떠올랐다. 고민 중이다. 난 누구에게 나의 한 표를 행사할 것인가? 


# by | 2007/08/02 22:53 | 트랙백 | 덧글(0)


























